간염 바이러스의 지속감염은 만성 간염과 간경변, 그리고 간세포암을 일으키므로 예후가 나쁘기 때문에, 긴급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질환의 하나이다. 간장애는 바이러스 외에 알코올, 비만, 약물 등, 그 원인이 다양하여 각 질환의 특징적인 병리상과 공통되는 병리상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간은 몸 속에서 대사를 주관하는 중요한 장기로서, 다양한 원인으로 생긴 간의 장애가 전신에 미치는 장해를 간을 중심으로 해서 생리학, 해부학과 함께 정리해 보자. 그러한 측면서 볼 때, 담도와 췌장도 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중가 경향에 있는 담도암과 담낭암, 취장암은 담관과 문맥을 함께 연관시키면 간과 공통된 병태를 초래한다. 또한 담석증, 취장염 등의 특징적인 질환에 대해서도 살퍼보기로 하자.
[간의 구조와 기능]
간의 구성 성분은 크게 간소엽, 문맥역. 간정맥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간소엽(그림 13-18)은 간실질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로서 직경이 1 정도이다. 간세포는 간세포삭을 형성하고 있으며, 삭과 삭 사이에는 모세혈관이 관통하고 있고, 여기를 흐르는 혈액과 간세포의 사이에서는 물질 교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모세혈관은 소엽의 중심에 있는 중심정맥에 모이고 이들은 다시 모여 간정맥이 되어 하대정맥에서 열린다. 간소엽은 소엽간 간질인 문맥역(Glisson's sheath)에 둘러 싸이고, 문맥역(간삼조)안에는 문맥, 간동맥, 담관이 분포한다. 간은 간동맥과 문맥 두 개의 혈관이 유입해, 이중혈관의 지배를 받고 있는 점이 다른 장기와 비교되는 큰 특징이다. 간세포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모세담관을 거처 담관으로 흘러 들어가 간외담관으로 모인다. 이와 같이 복잡한 간의 구조는, 간의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흡수된 영양분은 문맥을 거쳐 우선 간에 보내져 간세포에 흡수된 다음 필요한 대사를 받음과 동시에, 물질이 전신으로 나가거나 들어오는 조절이 이루어진다. 빌리루빈의 대사에 대해서는 '황달' 항목에서 언급하겠다. 간은 또한 여러 가지 독성이나 알코울 등을 대사해서 독을 없애는 해독 기능을 가지고 있다.
[간의 순환장애]
가장 중요한 것은 문맥계의 순환장애이다. 문맥계의 페색성 병변에 의한 혈류장애는 문맥압 항진증을 초래한다. 장애 부위에 따라 간전성(간외문맥). 간내성(간내문맥 및 모세혈관), 간후성(간정맥 및 하대정맥 계)으로 나눌 수 있다. 빈도를 보면, 간경변증에 동반되는 간내성(문맥이 파괴되거나 모세혈관의 혈류저항의 증대) 문맥압 항진증이 가장 많이 나타난다.
문맥계에서는 간을 동과하지 않고 대정맥으로 빠져 나가는 바이패스(bypass; 측부혈행로)가 여러 개 존재하고 있으며, 이것들은 보통 매우 작은 혈관이지만, 문맥압항진증 상태에서는 다량의 혈액이 홀러들어가 확장되어 점막이나 피부의 표면이 부풀어 오른 상태(정맥류)를 형성한다. 문맥압 항진중에 동반되는 정맥류의 형성으로는 식도정맥류(그림 13-19), 복벽정맥류, 치핵정맥류 둥도 볼 수 있다. 그 밖에 비종, 복수 등도 볼 수 있다. 우심부전에 동반되는 간정맥혈류 정체 또는 간정맥의 페색(버드 키아리<Budd-Chiari> 증후군)에서는 간의 울혈이 생기며, 이것이 지속되면 괴사, 섬유화를 일으켜 최종적으로는 간경변에 이른다.
[바이러스 간염 (viral hepatitis)]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간염이라고 하면, 간친화성 바이러스인 간염 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해서 발생한 간염을 가리킨다.
중요한 간염 바이러스는 세 종류로 A형, B형, C형이 있는데, 각각 A형 간염, B형간염, C형 간염으로 분류한다. A형(RNA 바이러스)은 주로 입을 통해서 감염되며 B형이나 C형처럼 만성화되는 경우는 없다. B형과 C형은 혈액을 통해서 감염되는데, B형은 DNA 바이러스, C형은 RNA 바이러스이다. C형 간염과 모자감염에 의한 B형 간염은 만성화되기 쉬워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된다. 현재, 수혈용 혈액의 검사나 백신의 보급으로 B형 간염은 감소하고 C형 간염의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바이러스 간염에 의한 간 병변의 기본은 간세포의 손상과 괴사이지만, 간염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직접 간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감염된 간세포에 대한 숙주의 면역반응으로 염증이 생겨 간세포가 손상되는 것이다. 바이러스 간염은 경과에 따라 급성 간염, 만성 간염으로 나누고, 다시 예후가 나쁜전격 간염으로 나눌 수 있다.
▶ 급성 간염 (acute hepatitis)
심한 황달로 발병하며, 보통은 치료에 의해 1-2개월 만에 치유된다. 간세포의 변성(풍선화), 괴사 및 림프구와 대식세포의 침윤이 나타난다. 괴사에 빠진 간세포는 탈락하고 소실되어 염종반응만이 나타나는 경우와(괴사염층반응), 에오신(eosin)으로 붉게 염색되는 호산체를 형성하는 경우가 있다. 회복기에는 간세포가 재생해서 수복된다. 보통은 이러한 모습이 혼재하여 다양한 상을 나타낸다
▶ 전격 간염(fulminant hepatitis)
간염 중에서 급속한 경과로 간부전에 빠져 죽음에 이르는, 예후가 나쁜 간염이다. 간부전에 대해서는 "간경변" 항목에서 언급하겠다. 원인이 간염 바이러스가 아닌 경우이나 원인 불명인 경우도 가끔 볼 수 있다. 간세포의 괴사가 띠 모양으로 보이거나 또는 광범위하게 보인다. 그 때문에 간은 정상 크기의 12 정도까지 위축된다.
▶만성 간염(chronic hepatitis)
급성 간염이 났지 않고 수년에서 십수년까지 경과되면 최좋적으로 간경변에 이른다. 어떤 이유로 간세포 내의 바이러스를 배제하지 못하고, 숙주의 면역 반응에 의해 간세포 손상이 지속되는 상태이다. 문맥역을 중심으로 한 림프구 침윤과 간세포의 괴사 및 섬유화에 의해 문맥역이 확대된다(그림 13-20).
만성 간염의 평가, 예후의 판정은 염증의 정도(활동성)와 섬유화의 정도에 따라 분류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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